남들과 마찬가지로 모두가 주식 열풍에 휘감겨 정신 못차리고 있던 작년 여름, 나도 그 회오리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는 남들보다도 더 늦게 들어갔기 때문에 내가 주식을 산 후 두세달 뒤 폭락이 시작되었고, 내가 산 주식 7-8 종목 중 1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폭락하였다.
이상하다. 나는 주식을 사기 전에 코스탈리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를 읽었는데 말이다.
이 책에 따르면 작년 여름에는 당연히 주식시장에 진입하면 안되는 시기었고, 오히려 그 전에 참가하던 투자자들도 나와야하는 시점이었다.
책을 읽었고, 이해했고, 공감했음에도 남들 다 돈 벌 때 나만 뒤쳐진다는 초조한 느낌이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남들 다 산다는 우량주들을 사게 만들었다.
코스탈리니 책에 따랐을 때도 작년에는 들어가면 안되는 장이었지만, 그 후에 읽은 '현명한 투자자'를 보면 그 중에서도 우량주는 사면 안되는 위험한 주식들이었다. 대부분의 주식이 오른 폭등장에서도 우량주들은 더 많이 올라있는 상황이었고, 그렇기에 실제 가치보다 주식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는 위험한 주식들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산 주식 중 딱 한 가지 주식만 수익을 내주었는데 그 것은 우량주가 아니었다.
이로써 아는 것만으로는 뭔가가 되지 않으며 지식과 실행은 별개라는 사실을 사십이 가까워가는 나이에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이 낫다. 폭락장이 다가오자 또 남들과 같이 나는 당혹과 막연한 기대와 갈등 속에서 정신 못차리는 나날을 보냈지만 폭락장을 지나 약세장이 지속되고, 또 미약하나마 주식 공부를 계속하면서 점차 그 동안 쌓아온 지식과 이해를 복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내가 한 행동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몰랐다면 돈을 잃고 끝났겠지만, 알고 있으니 다음을 기약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실 2,3권은 1권의 연장된 반복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2권은 1권의 반복인데 1권보다 못한 반복이라 생각되기에 다독을 즐기는 분들이 아니라면 굳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3권은 1권에서 좀 더 확장된 이야기들이 나오기에 나쁘진 않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1권이다.
코스탈리니는 학자도 아니고 애널리스트도 아니고 본인 스스로가 투자자였으며 역사상 위대한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렇기에 그의 말은 명료한 듯 하면서도 모호한 부분이 있고 간단한 듯 하면서도 실행하려면 쉽지 않다. 예를 들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라는 그의 말이 그렇다. 코스탈리니는 각종 재무재표, 보조지표, 차트, 경제 지표들을 분석하는 것이 크게 의미 없다고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심리'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참 좋다. 복잡한 용어 공부, 차트 분석 따위를 안해도 된다니. 면죄부를 주는 듯 하다. 그런데 '심리'라고? 쉬운 것 같으면서도 막상 심리를 주식 매매에 적용하려면 막막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우리가 주식 매매할 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코스탈리니의 '달걀' 이론이다.
이론이라고 해서 걱정하지 마시라. 그래프와 차트와 표만 나오면 눈알이 뱅글거리는 나같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코스탈리니의 달걀 이론에 따르면 작년은 명백하게 A3 과장국면이었다. 거래량도 폭증했고 주식 소유자의 수도 많아져 나같은 주식 냉담자조차 주식시장에 끌어들일 만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을 때였으니 말이다. 어디를 가나 주식 얘기였고, 주식(과 부동산과 가상화폐)을 사서 돈을 벌었다는 승전가와, 주식(과 부동산과 가상화폐)을 사지 않아 돈을 벌지 못했다는 곡소리만이 들려오던 때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달걀에서 어느 지점에 와있을까. 우선 거래량은 대폭 줄어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회귀하였다. 주식 소유자의 수는 아직 더 줄어들 여지가 있을 듯 하다. 2022년 여름 약세장에서 살짝 반등이 오자 신용매매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수가 늘어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무도 주식을 사려 하지 않고, 주식은 위험한 것이다라는 통념이 퍼져 있을때가 가장 안전한 때이라는 데 살짝의 반등에도 신용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이 있는 것을 보면 완전히 달걀의 바닥으로 오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적어도 현재 A3 구간은 벗어 났고 B1 구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코스탈리니도 이 책에서 언제가 A3이고 B3인지 확실하게 아는 것은 힘들다고 밝힌다. 하지만 달걀 이론을 현실의 주식 시장에 적용시키는 것이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다. 적어도 작년의 나는 주식 매수 전 이 책을 읽고 그 당시 주식 시장이 A3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주식을 사고 싶은 욕망을 꺽지 못했다. 칼 융은 현대인의 무의식을 '정치 선전과 대중 광고' 두 가지가 지배하고 있다고 했는데 온갖 것에서 보이고 들리는 재테크 소식이 대중 광고 속의 화려한 이미지처럼 나를 빨려들게 만든 것이다.
언젠가 완전한 B3 국면이 왔을 때 나는 그 모든 부정적 소식들과 공포를 이기고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한 번의 폭등장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모든 축배와 환호성을 뒤로 하고 주식을 매도할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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